강화도 고려산, 신비와 신앙의 산

고려산은 강화도의 중앙부에 위치하며, 북쪽에는 고려산성, 남쪽에는 한강이 흐른다. 산의 지형은 크게 세 개의 봉우리로 나뉘는데, 주봉인 대둔봉(461m), 문수봉(385m), 영봉(370m)이 그것이다. 산세는 곳곳이 가파르고 험준하며,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절벽과 깊은 골짜기가 산의 특징이다.

식물상과 동물상

고려산은 다양한 식물과 동물이 서식하는 풍부한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 산에는 소나무, 졸참나무, 느티나무 등이 우거져 있으며, 계곡을 따라서는 단풍나무와 졸병나무가 무성하다. 또한, 산에는 야생화가 많이 피어나며, 봄에는 철쭉과 진달래가 만개하여 산을 붉게 물들인다.

동물상으로는 한국산천도, 멧돼지, 꿩 등이 서식하고 있으며, 조류에서는 참새, 까마귀, 딱새 등이 관찰된다. 특히, 강화도 고려산은 멸종위기종인 흰두루미의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역사와 전설

고려산은 오랜 역사와 전설이 전해내려오는 산으로, 삼국시대부터 성산으로 여겨져 왔다. 고려시대에는 고려산성이 축조되었고, 조선시대에는 산에 사찰이 세워졌다.

고려산성

고려산성은 고려산 주봉인 대둔봉에 위치한 산성으로, 고려 태조 왕건이 후삼국을 통일한 후 건설했다고 전해진다. 산성은 둘레가 약 2km, 높이가 10m에 이르는 대규모 산성으로, 4개의 문과 13개의 망루를 갖추고 있었다. 고려산성은 고려 초기의 국가 방어 체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으로 지정되어 있다.

사찰

고려산에는 조선시대에 세워진 사찰이 여러 곳 있다. 대표적인 사찰로는 대둔사, 문수사, 영봉사 등이 있는데, 이들 사찰은 모두 신라 진흥왕 때 세워진 것으로 전해진다. 대둔사는 고려산의 중심 사찰로, 대웅전, 약사전, 극락전 등의 건물이 남아 있으며, 문수사는 문수보살을 모시는 사찰로, 문수전과 관음전이 있다. 영봉사는 영봉 꼭대기에 위치한 사찰로, 단층 추녀 기와지붕을 가진 대웅전이 특징적이다.

신앙의 산

고려산은 신앙의 산으로도 유명하다. 산에는 신라 문무왕 때부터 신앙을 모은 문수보살과 영봉에 있는 영봉대군 신앙이 유명하다.

문수보살 신앙

고려산 문수보살 신앙은 신라 문무왕 때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문무왕이 고려산에 광개토대왕 비문을 발견하고 문수보살상을 조성하여 사찰을 세웠다는 것이다. 이후 고려산은 문수보살의 성지로 여겨졌고, 조선시대에는 왕실과 민간에서 크게 신앙을 모았다.

영봉대군 신앙

영봉대군 신앙은 고려 고종의 아들인 승통왕자의 둘째 아들인 영봉대군을 신으로 모시는 신앙이다. 영봉대군은 아버지 고종을 위해 젊은 나이에 출가하여 승려가 되었고, 고려가 망한 후 고려산 영봉에 은둔하여 수도를 했다고 전해진다. 영봉대군은 고려를 지키는 굳건한 신앙심과 수행을 했다는 평가를 받아, 조선시대에 신으로 모셔졌다.